본문 바로가기
시와 수필쓰기

기뻐하는 자와 함께 기뻐하고!

by 솔물새꽃 2023. 6. 7.
728x90

새소리처럼 단순하고 간결하고 자연스러우랴, 새가 노래하자 어디서 짝이 날아온다!
새소리처럼 단순하고 간결하고 자연스러우랴, 새가 노래하자 어디서 짝이 날아온다!

숲의 새들은 슬퍼 우는지 기뻐 노래하는지 나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새들은  분명 이웃이 기쁠 때 함께 기뻐하고

이웃이 슬플 때 함께 슬퍼하며 울어줄 것이리라!

새들이니까...

 

새들도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는 것을 믿기에

틀림없이 슬퍼 울기도 하고 기뻐 노래하기도 할 것이리라,

그런 까닭에 '새가 운다.' '새가 노래한다.' 는

표현을 해야 할 때면 좀 곤란할 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리할지라도 숲에 앉아 새소리를 들어보면 서로 화답하는 새의 소리에 분명 공명하는 울림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일어난다.

새소리의 파동을 들어보면 그 음색의 빛깔이나 진동의 장단고저가 형형색색 다름을 알 수 있는 까닭이다.

 

(새들의 이름이나 형상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조금은 답답한 노릇이긴 하지만, 여기저기 숲의 가지에서 서로 화답하며 주고받는 새들의 노래, 울음이어도 좋고 새들의 의사전달 신호나 넓은 범주의 언어로 봐도 무방할 것인데, 새소리를 들어보면 서로 화답하는 새소리의 울림에 일정한 흐름이 오가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그 음색이나 음조의 장단 고저를 헤아려 들어보면 새소리의 일정한 흐름이 오가는 것을 나는 자주 느낀 적이 있다.

 

외롭고 호젓하여 애조 띤 음색이 흐르는 새소리도 있고...!
외롭고 호젓하여 애조 띤 음색이 흐르는 새소리도 있고

 

새끼들을 돌보는 어미새의 소리에는 모성애와 부성애의 뜨겁고 헌신적인 원초적 본능이 묻어난다!
새끼들을 돌보는 어미새의 소리에는 모성애와 부성애의 뜨겁고 헌신적인 원초적 본능이 묻어난다!

 

짝짓기를 위해 짝을 부르는 새소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사각사각 서로의 깃털을 애무하며 사랑을 속삭이는 새들의 귓속말이 들리기도 하고, 이웃들과 사소한 일상을 전하는 수다스러운 소리 같기도 하고, 외롭고 호젓하여 애조 띤 음색이 흐르는 새소리도 있고, 힘이 넘쳐나는 영웅호걸의 풍모를 과시하는 수컷 새의 위용도 느껴지고, 암컷을 유혹하려는 수컷들의 과장과 현란함도 있는 것 같다. 때로는 실연을 서러워하는 소리도, 잃어버린 새끼를 찾는 뜨겁고 애절한 새소리도 있다, 힘과 권력을 과시하여 지배욕을 누리려는 권력지향의 욕망이 큰 새소리도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현란한 오만 새소리로 숲은 비로소 봄을 누린다! 

 

그리할지라도 숲의 새들처럼 노래하며 울며 살 수 없을까, 숲의 새들도 그리할진대 영혼을 가진 영적 존재로서 오욕칠정의 깊고 오묘한 감정의 세계를 유영하는 인간의 마음을 다 말하여 무엇하랴, 기뻐하는 자와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자와 함께 슬퍼하며,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는 것,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게 지내는 것,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 것을 기도하며 갈망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인 것을..., 

 

하루를 경건하게 착하게 시작하고 싶은 바람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나의 영혼과 전 인격을 다해 구원과 구속의 은혜와 진리에 닿는 길이어서 늘 묵상과 기도의 지향이요 출발점이다. 그때마다 간결한 잠언이나 경구를 암송하며 아침을 열고 하루를 닫는 일은 연약한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듯싶어 좋아하는 일이 된 지 오래인 것을 어찌하랴, 긍정의 자기 암시와 좋은 생각의 힘, 좋은 말의 힘, 언어의 힘을 익히 믿는 까닭에 무엇보다 마음에서 비롯하는 인식과 사유의 정신활동을 잘 관리하려 늘 애를 쓴다.

예를 들면, 나는 경구와 잠언과 같은 짧은 구절을 암송하기를 즐긴다. 아침 숲을 산책하거나 산이나 여행을 떠날 때, 누구를 만나러 가는 길은 생각을 단순하게 해주는, 나를 맑히기 위해 나를 먼저 비우는, 단문의 경구를 암송하며 오롯하게 나 자신을 다잡아 주는 힘에 의탁하는 까닭이다.

 

서로의 생기를 나누는 풀과 나무와 새와 풀꽃들처럼 우리는 그렇게 살 수 없을까,
서로의 생기를 나누는 풀과 나무와 새와 풀꽃들처럼 우리는 그렇게 살 수 없을까,

 

"사람이란 곧 지금 그가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다." (연금술사, 파라켈수스)

 

행복한 사람은 남을 위해 기도하고, 불행한 사람은 자신만을 위해 기도한다."(무명인)

 

사람은 자신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대로 된다."(마하트마 간디)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 서로 마음을 같이 하며"(로마서12장)

 

밤꽃 내음 그윽한 아침, 경전 <로마서12장>을 묵상하며 서로 이웃이 되어 어울려 사는 동산의 푸른 초목을 마음에 들인다. 말을 하지 않아도 풀꽃들과 나무들과 새들의 노래를 만날 때면 절로 나의 마음 바다에 새로이 물결치며 밀려오는 깨달음과 부끄러움이 파도처럼 부서진다.

 

본래의 천성天性대로 무위無爲의 생을 누리는 숲의 초목들, 상생相生의 흐름을 저 숲의 생명들처럼 잘 보여주는 것이 어디 또 있을까, 바람이 불면 함께 흔들리며 기뻐하고, 비가 오면 함께 비를 맞으며 서로의 생기를 나누는 풀과 나무와 새와 풀꽃들처럼 우리는 그렇게 살 수 없을까, 나의 생각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나부낀다.

 

누군가의 아픔 한 조각을 나누어 갖기 위해 따스한 가슴을 먼저 내미는 일은 몇 번이나 있었던가&#44;
누군가의 아픔 한 조각을 나누어 갖기 위해 따스한 가슴을 먼저 내미는 일은 몇 번이나 있었던가,

 

나는 사는 동안 누군가 기뻐할 때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 진심으로 함께 기뻐하였던가,

살아오는 동안 누군가 슬퍼할 때 그 슬퍼하는 사람과 함께 슬픔을 나눈 적이 정말 있었던가,

기뻐하는 자와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자와 함께 슬퍼하는

이웃과 형제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푼 적이 있었던가,

 

나와 가족의 평강과 축복을 빌듯이 이웃을 먼저 축복하고 사랑과 정성과 연민의 정을 먼저 보낸

따스한 이웃이 된 적이 과연 몇 번이나 있었던가,

누군가의 아픔 한 조각을 나누어 갖기 위해 따스한 가슴을 먼저 내미는 일은 몇 번이나 있었던가,

작은 기쁨 한 방울이 큰 슬픔의 웅덩이를 맑히는 일인데,

나는 누군가의 슬픔에게 다가가 기쁨의 반가운 소식이 되어준 적 있었던가,

 

 

 

20230607, 솔물새꽃의 오금동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