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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살 수 있다면 아름답게 - 김삼규  ...다시 살게 하는 노래가 되길 원하네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살 수 있길 원하네...  길을 걸으며 하늘을 보아도 아름답게 하늘을 보며 멀고 먼 구원의 하늘을 꿈꾸어도 아름답게 아침에 눈을 뜨며 기도하여도 아름답게 저녁 잠자리에 누워 하루와 작별하여도 아름답게 호젓이 종일 산길을 걸어도 맑게 밝게 더 아름답게 오랜만에 그리운 벗을 만나 이야기를 하여도 아름답게 친구의 긴 사연을 고개 끄덕이며 들어줄 때도 아름답게  누구를 늘 축복하고 사랑하여도 더 아름답게 노을 물든 석모도를 걸을 때도 외롭지 않게 아름답게  상수리나무숲 그늘에 앉아 새들의 노래를 들을 때도 아름답게 물소리 흐르는 산길을 걸을 때는 더 아름답게 혼자 찬송을 불러도 기뻐하며 아름답게 누구의 시를 읽어도 늘 감탄하며 아.. 2024. 5. 2.
배꽃이 필 때면 배꽃이 필 때면 유방백세流芳百世, 유방만세流芳萬世라는 말을 다 아시리라. 향기로운 이름은 길이길이 오래오래 흐른다는 말일 것인데, 화향백리花香百里, 인향백리人香萬里라는 말도 슬며시 떠오른다. 자연의 길이 사람의 길이요 사람의 길이 자연의 길일 것인데 자연의 마음이나 사람의 마음이나 그 지향이 한결같을 것인데 꽃처럼 물처럼 솔처럼 새처럼 사람의 마음이 자연의 마음으로 피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의 향기가 물소리 새소리 꽃향기처럼 온 누리에 퍼져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4월, 배꽃이 필 때면 여전히 내 맘을 흐르는 배꽃 향기에 취해 봄의 강을 비틀거리며 건넌다. 사방에 봄이 자욱이 흐르는 4월이 오면 심한 차멀미 아지랑이 피어났던 구불구불한 남도 배꽃 길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영산강을 건.. 2024. 4. 19.
'생각하는 힘'이다! 내가 나로 존재한다는 것은... 일몰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이 놀라운 역설의 힘이 생각이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Meister Eckhart, 1260~1327)는 사람이 해야 할 유일한 것은 자기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생각하는 힘'이 인간이 가진 최고 단계의 성정이라고 말했다. (이제 이 글을 읽는 데는 약간의 인내와 너그러운 관용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나’를 차지하고 있던 모든 신념을 비우고 읽어야 하니까. 먼저 나의 고루한 관념을 비우면 누군가의 글이 잘 읽힌다. 잘 보인다. 나는 간혹 여행을 할 때나, 지리산을 갈 때나, 사람을 만날 때나, 책을 읽을 때면 가능한 한 나를 비우려 한다. 나를 비우고, 나를 잊어야 한 세계를 잘.. 2024. 4. 15.
상춘지락, 남도의 봄을 소요유하다! 상춘지락賞春至樂, 남도의 봄을 소요유逍遙遊하다!만물이 준동하는 봄날, 남도의 산하를 누빌 때면 나의 가슴에도 봄이 피어난다! 내 안에서 새록새록 피어나는 말들, 생각들, 만상의 이름들, 동서고금 불후의 고전을 읽고 난 기억들도 나의 마음에서 봄처럼 새움이 난다! 참, 고마운 이 개념어들이 연달아 나의 상춘지락의 흥을 부추긴다. 이 말들은 한 발 한 발 봄의 산하를 건널 때마다 봄의 산등성이를 넘을 때마다 마음의 노래가 되어주었고, 나의 푸근한 지향이 되었으며, 내 영혼의 노을빛 시가 되어주기도 하였다. 길을 걷는 내내 나의 저류를 흐르는 이 말(개념)들은 나의 길을 옹위해 주었다. 워낙 우매하고 단순한 위인인지라, 또한 연약하고 미욱한 존재인지라, 이 말들의 아우라를 붙잡고 늘 한평생 살고 싶었을 뿐이다.. 2024.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