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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쓰기

선한 방목, 자연의 길이 사람의 길이다!

by 솔물새꽃 202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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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랑 노는 일은 내가 아가가 되어야 즐겁다. 아가가 되는 길은 나를 잊어야 도달할 수 있다.
아가랑 노는 일은 내가 아가가 되어야 즐겁다. 아가가 되는 길은 나를 잊어야 도달할 수 있다.

우리 가는 무아無我의 순수다 무위無爲의 자연이다 순백의 우주다 흠결 없는 일체다 질문으로 가득한 호기심이다 궁금함이다,  신비와 새로움과 낯섦의 눈빛 가득한 빛나는 영혼의 설렘 생명 숭고함의 정점이다, 인간 도덕의 가장 높은 단계 천의무봉天衣無縫! 하늘의 완결이다, 우리 아가는!

 

긴 설악 여행에서 돌아와 오랜만에 우리 아가와 논다. 아가랑 노는 일은 내가 아가가 되어야 즐겁다. 아가가 되는 길은 나를 잊어야 도달할 수 있다. 나를 잊고 아가가 되는 길, 얼마나 고상하고 거룩하며 보람을 누리는 길인가. 아가를 본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 나는 늘 아가와 함께 논다고 말한다. 아가가 나와, 나처럼 때 많이 묻어있고 악취 고약한 인간을 우리 아가는 마다하지 않고 놀아주는 것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우리 아가는 - 김삼규

 

온 놀이터가

우리 도원이 세상이다

 

어린아이의 천성은

맘대로 노는 것이다

 

맘껏 놀도록 간섭하지 않고

항상 옆에서 기다려주는 일이다

함께 어린아이가 되어 놀아주는 것이다

 

이 놀라운 합일의 길이

자연의 길이다

사람의 길이다

황홀하게 신명나게 노는 길이다

물처럼 새처럼 아가처럼

사는 길이다

 

설악에서 아침 돌아와

오랜만에 아가랑 모래성을 쌓으니

우리 아가는 세상 제일 순결한 산이다

 

(솔물새꽃오금동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