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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상의 소중한 행복 찾기!

by 솔물새꽃 202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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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에서 갈 봄 여름 겨울 하늘을 보는 일은 나의 소중한 일상의 가장 숭고한 순간이었다, 이 순간 순간이 나의 하루를 이끌었다!
교정에서 갈 봄 여름 겨울 하늘을 보는 일은 나의 소중한 일상의 가장 숭고한 순간이었다, 이 순간 순간이 나의 하루를 이끌었다!

 

(다음 글은 한 교사로 오랜 직장생활을 마치고 퇴임하는 자리에서 읽은 간절한 고언이다. 지정의知情意, 지식과 감정과 의지의 균형있는 배양이 교육의 본령인 까닭이다. 사람을 경작해내는 일을 하는 곳이 학교가 아닌가.)

 

나는 오늘 몇 줄 써온 글을 읽는 것으로 마지막 작별 인사를 대신할까 합니다. 반평생이 훌쩍 넘는 동안 살아온 정든 교정을 떠나는 사람인데, 마지막 배웅하는 마음으로 경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6년 교단에서 공부하며 얻은 결론은 우리 아이들에게 읽는 힘 _ 생각하는 힘 _ 글 쓰는 힘을 키워주는 일이 교육의 지향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의 ’, ‘읽는 힘과 생각하는 힘과 글 쓰는 힘은 우리 아이들을 평생 행복하게 지켜줄 가장 견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 나는 확신한답니다.

 

그러나 대입 위주의 교육과 속도와 경쟁이라는 오직 유용성만 추구하는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은 책을 읽는 좁은 길을 구태여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학부모도 교사도 우리 사회라 큰 범주의 교육 환경도 가장 중요한 읽는 힘, 생각하는 힘, 글쓰는 힘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오직 경쟁과 대입을 위한 속성 문제풀이만을 기계처럼 훈련시키는 일에 혈안입니다.

 

지금 우리는 새 학년 새 학기를 맞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희망만큼 우리를 들뜨게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읽고, 생각하는 힘을 신장시켜주는 것은 아이들을 경작하는 교육의 본질이어야 합니다. 이 일은 전 교직원이 합심하여 심혈을 쏟아야 합니다. 한쪽이 방관하고 한쪽의 빈축을 사면 도저히 실천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큰 뜻, 큰 함량, 큰 포부를 품으려면 '큰 말의 힘'을 믿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큰 뜻, 큰 함량, 큰 포부를 품으려면 '큰 말의 힘'을 믿어야 한다!

90년에서 2천 년 초반, 제가 고독하게 신문읽기, 신문일기 쓰기, 책 읽기 운동을 실천할 때, 나는 늘 혼자 되뇌었답니다. '단 세 사람만 나와 뜻을 함께 할 수 있다면 틀림없이 한 학년은 변화시킬 수 있는데...'

이런 절박하고 간절한 생각을 해마다 하였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왜냐하면 교육은 'A/S' 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책읽기 운동은 전 교사가 동참해야 합니다. 우리 학교가 책 읽는 아이들, 생각할 줄 아는 아이들을 키워낸다면, 우리 학교는 아이들이 저절로 찾아오는 육영의 명문 동산이 될 것입니다.

 

지금 학교는 심한 도전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잘 키워내야 합니다. 아이들을 자식처럼 뜨겁게 사랑해야 합니다. 맹목적인 사랑이 아니라, 교육의 근본이 무엇인가에 대한 명철한 고민으로부터 싹터오른 사랑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일은 수고로움과 힘든 준비가 선행해야 합니다. 이것만이 우리의 교정을 사랑하는 일이요, 우리 학교의 아이들을을 지키는 길입니다. 그리고 교사인 자신의 신성한 소명과 보람을 이뤄내는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인생은 지금 여기 계시는 선생님에 의해 결정됩니다. 얼마나 벅찬 일입니까. 얼마나 가슴 뛰는 일입니까. 얼마나 숭고한 일입니까. 우리가 결코 한눈팔 수 없는 이유입니다. 러므로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평생 지켜 줄 책을 읽고 생각하며 글 쓰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다가가 다양한 책을 읽고, 시와 소설을 읽는 것이 읽는 힘과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가장 본질적인 학습이라는 것을 수업 틈틈이 온 열정을 다해 강조해 주면 우리 아이들은 선생님 말씀을 믿고 따라옵니다. 읽는 것과 생각하는 것에 의해 인생이 결정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강조하면 우리 아이들 게임하지 않고 따라옵니다. 엎드려 잠자거나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 일은 반드시 전 선생님이 함께 해야 합니다.

 

교정에서 바라본 목멱(남산)의 아침 노을은 늘 나의 가슴속 반짝이는 영감의 등대가 되어 나를 견인해 주었다!
교정에서 바라본 목멱(남산)의 아침 노을은 늘 나의 가슴속 반짝이는 영감의 등대가 되어 나를 견인해 주었다!

 

나는, 교육의 본질은 한 사람, 한 사람을 길러내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공부만 잘하는 머리만 큰 단 한 사람보다는 인품과 덕성을 갖춘 아이, 무엇에나 감탄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우에게 연민의 감성을 품은 가슴 따뜻한 아이로 키우는 일이 교육이어야 합니다.

책과 책을 읽는 선생님만이 우리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큰 뜻, 큰 함량, 큰 포부, 큰 꿈을 품으려면 큰 말의 힘을 믿어야 합니다. 책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일은 무엇보다 선생님이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물론 가정의 부모님께서 주식이나 뉴스나 연속극 게임 유튜브를 절제하고 책을 읽는 솔선수범을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돈과 아파트를 물려줄 고민하지 마시고 우리 아이들에게 책 읽는 좋은 습관 하나만 물려줘도 좋은 부모로 자긍심을 품고 사실 것입니다.

 

여러분도 훗날 퇴임할 때가 반드시 옵니다. 그때가 오면 내가 교단에서 무엇을 했을까, 교육이란 무엇일까, 라는 본질적인 '큰 질문' 앞에 우두망찰 할 때와 반드시 만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평생 유익한 덕목이 무엇인가를 고뇌하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知情意, 아이들의 지식과 감정과 의지, 전인격을 함양하도록 전심전력을 다 기울여야 합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 학교가 책을 잘 읽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우리 학교가 아이들을 잘 경작하는 육영의 명당으로 부활하게 되면, 아이들과 교직원들과 학부모 모두는 자긍심과 보람과 노력의 결실을 함께 맛보며 오래 행복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교정의 작은 풀꽃의 눈빛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으면 보이지 않는 생명의 숨결이 전해온다!
교정의 작은 풀꽃의 눈빛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으면 보이지 않는 생명의 숨결이 전해온다!

 

우리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 세상이 숲이라면 한 아이 한 아이는 거대한 숲의 유일한 나무입니다. 사람의 얼굴을 가진 숲의 나무들인 것이지요. 작은 단 하나의 사람의 의미와 그 숭고함을 소홀히 하지 않을 때, 그 하나의 점으로부터 시작해서 이뤄진 거대한 숲의 동산은 단단한 하나의 유기체로 결속된다는 것을 더 굳게 믿어야 합니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조건 없는 평등한 존재 의의를 늘 잊지 않고 인정하며 살아야 하는 길이 자연의 길이요, 사람의 길이요, 교육의 길인 까닭입니다.

 

20240118, 솔물새꽃(김삼규)의 사소한 일상의 소중한 행복 찾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