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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쓰기66

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살 수 있다면 아름답게 - 김삼규  ...다시 살게 하는 노래가 되길 원하네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살 수 있길 원하네...  길을 걸으며 하늘을 보아도 아름답게 하늘을 보며 멀고 먼 구원의 하늘을 꿈꾸어도 아름답게 아침에 눈을 뜨며 기도하여도 아름답게 저녁 잠자리에 누워 하루와 작별하여도 아름답게 호젓이 종일 산길을 걸어도 맑게 밝게 더 아름답게 오랜만에 그리운 벗을 만나 이야기를 하여도 아름답게 친구의 긴 사연을 고개 끄덕이며 들어줄 때도 아름답게  누구를 늘 축복하고 사랑하여도 더 아름답게 노을 물든 석모도를 걸을 때도 외롭지 않게 아름답게  상수리나무숲 그늘에 앉아 새들의 노래를 들을 때도 아름답게 물소리 흐르는 산길을 걸을 때는 더 아름답게 혼자 찬송을 불러도 기뻐하며 아름답게 누구의 시를 읽어도 늘 감탄하며 아.. 2024. 5. 2.
배꽃이 필 때면 배꽃이 필 때면 유방백세流芳百世, 유방만세流芳萬世라는 말을 다 아시리라. 향기로운 이름은 길이길이 오래오래 흐른다는 말일 것인데, 화향백리花香百里, 인향백리人香萬里라는 말도 슬며시 떠오른다. 자연의 길이 사람의 길이요 사람의 길이 자연의 길일 것인데 자연의 마음이나 사람의 마음이나 그 지향이 한결같을 것인데 꽃처럼 물처럼 솔처럼 새처럼 사람의 마음이 자연의 마음으로 피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의 향기가 물소리 새소리 꽃향기처럼 온 누리에 퍼져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4월, 배꽃이 필 때면 여전히 내 맘을 흐르는 배꽃 향기에 취해 봄의 강을 비틀거리며 건넌다. 사방에 봄이 자욱이 흐르는 4월이 오면 심한 차멀미 아지랑이 피어났던 구불구불한 남도 배꽃 길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영산강을 건.. 2024. 4. 19.
상춘지락, 남도의 봄을 소요유하다! 상춘지락賞春至樂, 남도의 봄을 소요유逍遙遊하다!만물이 준동하는 봄날, 남도의 산하를 누빌 때면 나의 가슴에도 봄이 피어난다! 내 안에서 새록새록 피어나는 말들, 생각들, 만상의 이름들, 동서고금 불후의 고전을 읽고 난 기억들도 나의 마음에서 봄처럼 새움이 난다! 참, 고마운 이 개념어들이 연달아 나의 상춘지락의 흥을 부추긴다. 이 말들은 한 발 한 발 봄의 산하를 건널 때마다 봄의 산등성이를 넘을 때마다 마음의 노래가 되어주었고, 나의 푸근한 지향이 되었으며, 내 영혼의 노을빛 시가 되어주기도 하였다. 길을 걷는 내내 나의 저류를 흐르는 이 말(개념)들은 나의 길을 옹위해 주었다. 워낙 우매하고 단순한 위인인지라, 또한 연약하고 미욱한 존재인지라, 이 말들의 아우라를 붙잡고 늘 한평생 살고 싶었을 뿐이다.. 2024. 4. 3.
다문다문 봄을 건너고 싶다! 시인은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알바트로스 새다.길이 없어도 아무도 가지 않아도 시인이 가는 길은목마르게 갈망하는 샹그릴라를 찾아가는 모험이다! 시인이 간 길을 철학자는 그 뒤를 따라 길을 열고, 철학자의 뒤를 밟아 과학자는 길을 완성한다고 말한다. 시인은 아무도 간 적 없는 길을, 아무도 보지 못한 길을 체관하듯 날아간다. 예감, 영감, 심미안, 통찰, 예지, 상상, 관조, 시혼詩魂이 활활 지피는 대로 길이 없는 길을 만들기 때문일까. 그 시인의 봄을 살고 싶다. 시인의 가슴 파릇한 예지와 촉수는 놀랍기만 하다. 한 겨울 한 복판에서도 봄을 누리는 시인의 배짱! 시인은 낯설기 짝이 없는 은유와 상징과 역설과 풍자의 세계를 늘 배회하는 일탈의 혼을 품은 나비다. 그 시인이 갈앙하는 봄을 춤추며 노래하고 싶.. 2024.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