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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쓰기67

12월, 그리움 푯대 끝에 서서 12月, 그리움 푯대 끝에 다다른 그대여! 끝도 처음도 알 수 없는 길로 와서 길도 없는 길로 바람의 그림자 하나 그 정점을 서성입니다. 해 다 저물어 가는 서쪽 바다는 타오르는 노을 이마에 뜨겁게 흐릅니다. (오늘은 첫눈이 내렸습니다) 기다림과 그리움이 물결치는 광야에도 아타카마사막의 천년 붉은 꽃이 피듯 긴 기다림 끝에 눈꽃이 이렇게 필 줄이야, 우리의 가슴마다 함박꽃이 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늘 귀향을 망설이면서 다시 내일을 기다리면서 ‘고도’를, '고도'를 애틋이 기다리며 살아온 길 기다림, 오늘도 기다림이 흐르는 강을 건너며 산다는 것 텅 빈 겨울의 숲, 한 그루 나목으로 서 있는 너와 나의 계절 그대와 나는 '고도'를 기다리는 방랑자인지 몰라 그대와 내가 기다리며 산다는 것은 공연한 일이 아.. 2023. 12. 16.
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살고파라! 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살고파라 - 김삼규 (다시 살게 하는 노래가 되길 원하네 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살 수 있길 원하네) 길을 걸으며 하늘을 보아도 아름답게 하늘을 보며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해도 아름답게 아침 눈을 뜨며 기도하여도 아름답게 저녁 잠자리에 누워 하루와 작별할 때도 아름답게 누군가 만나 대화를 하여도 항상 아름답게 어떤 사람을 축복하고 사랑하여도 더 아름답게 호젓이 노을 물든 해변길을 걸어도 아름답게 상수리나무숲 꽃과 새와 인사를 나눠도 아름답게 물소리 흐르는 천불동을 호젓이 걸어도 아름답게 산길에서 노래를 불러도 늘 기뻐하며 아름답게 누구를 만나도 겸손하게 낮은 목소리로 아름답게 구원을 사모하며 낙원을 상상하여도 아름답게 시를 읽어도 늘 감탄하며 아름답게 경전을 소리 내어 읽어도 아름답게 .. 2023. 11. 28.
그때, 그날이 어서 오기를! 그때 - 김삼규 그때에 이리가 어린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아이에게 이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러지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 뗀 어린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 이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害됨도 없고 傷함도 없을 것이니 (성경 이사야 11장 6절에서 9절까지 인용함) 자유와 해방의 희년禧年 그때, 그날이 어서 오기를, 피식자도 포식자도 없는 그날이 오기를, 강자와 약자가 없고 지배와 피지배가 없는 그때, 그날이 오기를, 진정한 쉼이 있고 모든 굴레와 구속에서 해방되는 화해의 그날 군림과 종속이 사라진 평등한 세상 희년의 그때가 오기를, 모두.. 2023. 11. 23.
지리산 피아골, 하늘 아래 가장 순결한 처음 세상! 피아골 ㅡ 김삼규 하늘 아래 가장 순결한 처음 세상! 피아골이 좋다고 참 좋다고 피아골 골물이 좋아서 그냥 그냥 좋아서 그곳에 모여 산다고 물살 반짝이네 어치 물까치는 산그늘에서 놀고 물까마귀 노랑할미새는 바위섬에서 웃네 족제비 수달 담비는 너럭바위에서 秋色을 즐기고 금강모치 버들치 피라미는 유유자적 秋水를 유람하네 다슬기 가재 옆새우는 정갈한 모래마당을 흰구름 떠 흐르며 둥실둥실 좋다 하네 네모집날도래 바수염날도래 큰그물강도래 빙글빙글 돌고 도는 참 맑은 물빛 피아골 가을 메뚜기는 갈색 잎에 앉아 물에 비친 하늘 꿈꾸는 평화의 나라일세 뽐내지도 기죽지도 않고 조롱하지도 않는 등급 없는 無等의 세상 군림하지도 굴복하지도 멸시하지도 이쪽저쪽 나누지도 차별하지도 끝내 얕잡아보지도 않는 공평한 大同의 세상 교.. 2023.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