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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쓰기

지리산 피아골, 하늘 아래 가장 순결한 처음 세상!

by 솔물새꽃 2023.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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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골 가을은 진홍빛 우주의 아픈 통증, 피할 수 없는 홍역의 길이다!
피아골 가을은 진홍빛 우주의 아픈 통증, 피할 수 없는 홍역의 길이다!

 

피아골 
ㅡ 김삼규

 

하늘 아래 가장 순결한 처음 세상!

피아골이 좋다고 참 좋다고
피아골 골물이 좋아서 그냥 그냥 좋아서
그곳에 모여 산다고 물살 반짝이네

어치 물까치는 산그늘에서 놀고
물까마귀 노랑할미새는 바위섬에서 웃네

족제비 수달 담비는 너럭바위에서 秋色을 즐기고
금강모치 버들치 피라미는 유유자적 秋水를 유람하네

다슬기 가재 옆새우는 정갈한 모래마당을
흰구름 떠 흐르며  둥실둥실 좋다 하네

네모집날도래 바수염날도래 큰그물강도래
빙글빙글 돌고 도는 참 맑은 물빛 피아골
 
가을 메뚜기는
갈색 잎에 앉아 물에 비친 하늘 꿈꾸는 평화의 나라일세
 

황갈색 쇠락의 길 저편으로 언뜻언뜻 비치는 긴 겨울의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황갈색 쇠락의 길 저편으로 언뜻언뜻 비치는 긴 겨울의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뽐내지도 기죽지도 않고 조롱하지도 않는 
등급 없는 無等의 세상 

군림하지도  굴복하지도  멸시하지도 
이쪽저쪽 나누지도 차별하지도  
끝내 얕잡아보지도 않는 공평한 大同의 세상

교만도 거짓도 모르고
미움도 원망도 불평도 모르는 욕심도 탐욕도 없는 
천태만상이 함께 숨 쉬는 平等한 피아골

청량한 햇살 아청 소슬바람 잠방잠방 속살거리며 
살대고 얼굴 비비며 눈맞춰 춤추는 
만물이 하나로 太平한 명경지수 흐르는 골

네 것 내 것 구분 않고 경계 없는 피아골은
태고의 에덴동산 가슴으로 갈앙하는 바로 그날의 무릉도원
 

서둘러 일찍 와버린 긴 겨울의 예감... 뚝 떨어진 어젯밤 찬기운에 피아골은 추웠을까... 벌써 두터운 얼음옷으로 월동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서둘러 일찍 와버린 긴 겨울의 예감... 뚝 떨어진 어젯밤 찬기운에 피아골은 추웠을까... 벌써 두터운 얼음옷으로 월동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늘 아래 가장 맑고 순결한 처음 세상일세!

그대와 내가 함께 찾아가 살아야 할 그날 그곳일세!
害됨도 傷함도 서러움도  없는 거룩한 영토일세!

피아골,
그때, 그날, 그곳이 그대와 나의 노래가 되길 원하네
 

피아골은 그대와 내가 함께 찾아가 살아야 할 그날 그때 그곳일세!
피아골은 그대와 내가 함께 찾아가 살아야 할 그날 그때 그곳일세!
연곡사 풍경소리 은은한 달빛 그림자 흐르는 피아골 물소리... 가을이 오가는 겨울의 문전... 산문의 계절은 늘 두어뼘 빨리와 있네!
연곡사 풍경소리 은은한 달빛 그림자 흐르는 피아골 물소리... 가을이 오가는 겨울의 문전... 산문의 계절은 세상보다 늘 두어뼘 빨리와 있네!


20231113, 지리산 피아골에서 솔물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