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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쓰기

'고도'를 기다리는 것이 인생이다!

by 솔물새꽃 202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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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여기'서 '저기'로 나아가는 움직임, 꿈틀거림이 꿈꾸는 자의 눈빛이다...모슬포 해변 육지로 올라온 붉은 꽃게처럼!
끊임없이 '여기'서 '저기'로 나아가는 움직임, 꿈틀거림이 꿈꾸는 자의 눈빛이다...모슬포 해변 육지로 올라온 붉은 꽃게처럼!

니체의 초인超人, 위버멘쉬는 '여기'서 '저기'로 나아가는 자기 상승의 의지를 이른다. 바로 꿈이다. 꿈은 삶의 땀과 결실을 담는 항아리이다. 그 항아리에 담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삶이요, 꿈은 그 삶을 실어나르는 함선이다.

꿈의 항아리를 품고 살아야 한다. 꿈의 항아리를 가슴에 품고 살아야 자신이 쏟는 모든 열정은 그곳에 고스란히 담겨 기쁨의 큰 둠벙이 된다. 꿈의 항아리를 질그릇처럼 단단하게 빚어야 한다. 기다림과 땀과 눈물로 채워야 한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테니까.
 
꿈을 품고 꿈을 부화시키는 기다림이 삶이 아닐까,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은 꿈을 꾸는 자이다. 꿈이 없으면 우리의 노력과 열정은 밑 빠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격이다. 꿈은 인생의 방향이요, 가치요, 그물망이다. 당신의 인생이 한 송이 꽃이라면 꿈은 꽃봉오리다. 꽃봉오리에 맺힌 씨앗이다. 그러므로 꿈의 꽃을 피우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꿈은 인생의 방향이요, 가치요, 의미다. 당신의 인생이 한 송이 꽃이라면 꿈은 꽃봉오리다!
꿈은 인생의 방향이요, 가치요, 의미다. 당신의 인생이 한 송이 꽃이라면 꿈은 꽃봉오리다!

 

캠퍼스나 공원의 겨울나무를 보라. 꿈을 품고 겨울 삭풍을 참아가며 봄을 기다리는 저 늠름한 고독을 보아라. 꽃망울 피워낼 봄을 기다리는 한 그루 벌판의 겨울나무를 바라보아라. 꿈을 품고 사는 사람은 저 겨울나무처럼 추워도 결코 춥지 않다. 가슴에 꿈을 품고 뜨거운 열정으로 인생을 살기 때문이다. 
 
그 꿈이 가득 채워진 항아리를 상상하고 바라보아라. 오늘 흘리는 땀방울이 채워지는 항아리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신의 꿈을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이 차곡차곡 담긴 꿈의 항아리를, 고치 속의 애벌레가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세상 이 꽃 저 꽃을  날아다는 꿈을, 꿈이 이뤄진 날의 찬란한 햇살을 미리 상상해 보아라!

‘여기’에 있는 나를 ‘저기’로 옮기려면, 자신의 큰 뜻, 큰 포부를 확장하려면, 긴 겨울의 시련을 고독하게 극복해야 한다. 기다려야 한다. 오직 기다림이 필요할 뿐이다. 현대 철학의 선구자 독일의 니체는 이것을 자기 상승 의지, 자기 초월 의지, 자기 극복 의지, 곧 니체의 화두인 ‘초인 의지’, ‘위버멘쉬’라고 하였다.

 

비상을 꿈꾸는 저 알밭트로스 갈매기처럼 우리는 매일매일 '여기'서 '저기'로 날아갈 꿈을 꿔야 하리라, 내게 주어진 시간을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니까...!
비상을 꿈꾸는 저 알밭트로스 갈매기처럼 우리는 매일매일 '여기'서 '저기'로 날아갈 꿈을 꿔야 하리라, 내게 주어진 시간을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니까...!

 

이 시대 수많은 선생님과 부모와 멘토와 작가와 성직자와 종교 지도자 등은 수많은 학생들과 자녀와 독자와 방황하는 선한 양들의 가슴에 꿈의 씨앗을 뿌려주는 농부이다. 이 세상 누군가는 꿈의 씨앗을 뿌려주어야 한다. 이 시대 수많은 학생들과 청년들과 자녀들과 영적으로 목마른 양들의 가슴에 꿈의 씨앗을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퇴비를 하고 물을 주어 꿈의 씨앗을 가꿔내야 한다. 꿈의 씨앗을 뿌리지 않는 사람은 결코 꿈의 결실을 기다릴 수 없다. 
  
한 세상 살다가는 나그네 인생길이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우려면 누군가에게 큰 꿈 큰 포부를 안겨주는 일이 아닐까, 그리고 큰 꿈을 품고 뜨겁게 살면서 꿈을 이루기까지 기다리며 또 기다리며 참는 일이 아닐까. 꿈을 희망이라고 해도 아무 상관없다. 희망을 품고 희망이 이루어진 날을 기다리는 일이 인생을 견인하는 힘이 아닐까, 인생의 행복이 아닐까,  '나'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근거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는 '고도', 희망이 있어서 인생은 한 겨울에도 한 그루 버드나무처럼 서서 버틸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결코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는 '고도', 희망이 있어서 인생은 한 겨울에도 한 그루 버드나무처럼 서서 버틸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어제도 그러하였듯이 오늘도 아직 오지 않는 나의 ‘고도Godot’를 기다리며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건너고 있는 것이 너와 내가 아닐까, 인간 실존의 부조리를 다룬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의 두 주인공인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처럼 오늘도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일이 인생이 아닐까, 각자의 인생에 있어서 '고도'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 분명하지만, 그 '고도'가 간절한 희망이면 어떠랴, 자유요 구원이요 빵이면 또 어떠랴, 결코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는 '고도', 희망이 있어서 고독한 인생은 한 그루 버드나무처럼 서서 버틸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한 겨울에도 아름다운 눈꽃으로 피어날 수 있음도 기다림이다. 기다림이면 결코 이루어진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이!
한 겨울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날 수 있음도 기다림이다. 기다림이면 분명 이루어진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이!

 
단 한 번뿐인,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나의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게 한 것은 ‘고도’이다. 쉬이 오지 않는 ‘고도’를 매일매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처럼 너와 나는 가슴에 품고 있는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 '고도'가 오리라는 희망을 품고 기다려야 무료하고 덧없는 인생길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만약 '고도'를 기다리는 희망이 없었다면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얼마나 삶이 지겨웠을까. 꿈을, 희망을, '고도'를, 기다리는 그 기다림이 인생이니까, 그 기다림이 인생을 흐르게 하니까!

 
 
(20231023, 솔물새꽃의 오금동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