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月,
그리움 푯대 끝에 다다른 그대여!
끝도 처음도 알 수 없는 길로 와서
길도 없는 길로 바람의 그림자 하나 그 정점을 서성입니다.
해 다 저물어 가는 서쪽 바다는
타오르는 노을 이마에 뜨겁게 흐릅니다.
(오늘은 첫눈이 내렸습니다)
기다림과 그리움이 물결치는 광야에도
아타카마사막의 천년 붉은 꽃이 피듯
긴 기다림 끝에 눈꽃이 이렇게 필 줄이야,
우리의 가슴마다 함박꽃이 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늘 귀향을 망설이면서 다시 내일을 기다리면서
‘고도’를, '고도'를 애틋이 기다리며 살아온 길
기다림, 오늘도 기다림이 흐르는 강을 건너며 산다는 것
텅 빈 겨울의 숲, 한 그루 나목으로 서 있는 너와 나의 계절
그대와 나는 '고도'를 기다리는 방랑자인지 몰라
그대와 내가 기다리며 산다는 것은 공연한 일이 아니라
어쩌면 본능적인 生의 진실인지도 몰라
자유와 평등과 빵을 희구하며 기다려온 어제와 오늘
12월의 푯대 끝은 작별을 망설이는 아쉬운 눈빛들의 입맞춤 뜨겁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 소중한 별빛들,
너와 나는 잠시 스쳐가는 지구별 방문자일 거야.
우리는 누군가의 은혜를 늘 기억하며 살아야 해
정령, 사람은 사람의 온기요 벼리요 노둣돌인 것을
나와 나는 살아가는 길 푯대요 건너가는 바다의 수심 기둥인 것을
그러기에 그리움과 기다림이 물결치는 세모의 길에서
나의 갈 길 발자국이 되어준 고마운 사람들
눈에 익은 그리운 사람들 다정한 이웃들의 얼굴을 그리며
오늘은 가슴으로 길게 길게 그 이름 불러봅니다, 꼬옥 안아도 봅니다!
그대와 나의 명징한 진실은
풀잎처럼 들의 꽃처럼 곧 시들어 사라질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이 영원함을 알기에
눈에 잠시 보였다 사라지고 말 이 세상 껍데기들, 그 환영의 미혹에 빠지지 않기를
거룩하고 순결한 生의 소중함에 어서 더 크게 눈 뜨기를
간절히 간절히 기원합니다.
12月, 그리움 푯대 끝에 다 닿아가는 그대여!
12月이 다 가기 전에 그대를 그리며 길이길이 안부를 전합니다.
북쪽 한파의 기세 아무리 등등할지라도
우리 함께 당당하게 이겨내기로 해요!
(정말 오랜만에 '다문다문'을 방문한 낯선 방문객 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지금, 단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1월초 개원을 준비하는 '연세웰드림내과의원'(김인중 원장)을 도와 병원 인테리어와 제반 업무를 준비하느라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놀라운 길'인 것은 처음 가는 길이요, 나의 가장 나중 꿈이기 때문입니다. 해인의 가슴으로 용서하시고 내내 사랑하고 축복해주시길 간절히 기다립니다! 늘 더 큰 축복 많이많이 누리시길 기원드립니다^^ 한동안 뜸했던 사연을 말씀 드린 것입니다!)
20231216, 첫눈 내린 날 아침, 오금동 우거에서 삼규(솔물새꽃)
'시와 수필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위에서 다시, 길을 묻는다! (35) | 2024.01.23 |
---|---|
인생은 연극... 연극 같아요! (3) | 2024.01.01 |
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살고파라! (86) | 2023.11.28 |
그때, 그날이 어서 오기를! (82) | 2023.11.23 |
지리산 피아골, 하늘 아래 가장 순결한 처음 세상! (77) | 2023.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