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우주의 홍역, 봄이여 오라!
봄이여 어서 오라, 봄은 온 우주의 홍역이다! 다시 못 올 봄날의 통증이여, 어서 오라! 봄이다, 봄은 봄이다, 누이의 볼에 핀 붉은 반점을 보듯 슬퍼하자, 봄을 기다리자, 온전히 봄이 되어 봄을 누리자, 긴 겨울을 이겨낸 온 누리의 초목들, 어느 것 하나 산고(産苦)의 몸살을 치르지 않은 것이 있으랴, 봄비를 맞으며 새로이 움트는 생명을 보면 자연의 숭고한 인고(忍苦)의 시간이 느껴진다. 그래서 봄은 더욱 아름답다. 그래서 봄은 온통 감동이고 전율이다. 나의 심부에서도 봄은 꽃으로 피어나고 감탄과 격정의 환호 속에서 들불처럼 번져가기 시작한다. 온 대지에 피어나는 봄의 정령, 나뭇가지에 흐르는 파릇한 생명의 기운, 어느 것 하나 경건한 찬탄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감을 통해 봄을 감촉하고 있노라면,..
2023.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