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로의 오월은 여전히 흐느끼고 있다!
물은 흐르면서 흐르면서 강으로 모여 흐르면서 큰 강으로 흐른다, 더 큰 강이 되고 우리의 삶이 되고 역사가 되며 끝내 신화의 긴 서사敍事의 강으로 흐른다. 물은 흐르면서 깊고 품 넓은 강을 이루어 이 땅의 목숨들에게 숨결이 되고 피의 박동이 된다, 시대의 기록이 되고 청사靑史가 되어 바다에 하늘에 닿는다, 그 장구한 길에 흙을 살리고 흙에 뿌리박고 사는 만민을 살린다, 억조창생億兆蒼生의 혼을 들이고 눈빛 찬란한 텃밭을 일군다, 광야에 들풀을 키우고 소나무와 버드나무와 쥐똥나무의 나이테를 더해간다, 물이 흐르는 곳은 물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물이 흐르는 데는 길도 간다, 길도 흐른다, 아니 물은 길을 내어 이 땅의 만 백성을 부른다, 길이 나면 그 길로 그 길로 수많은 눈빛의 행렬이 이어지고, 강과 길은..
2023.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