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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28

모차르트의 선율이 흐르는 산!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과 21번을 반복해서 들으면 더 좋을 친구 하나, 내 마음 머무는 산, 내 마음 아늑히 안길 수 있는 산 하나! 내 마음이 가장 머물고 싶은 곳, 내 마음이 맨 먼저 부르는 이름, 내 마음이 가장 보고 싶은 얼굴, 내 안에 그리운 섬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할지라도, 세속의 일상이 아무리 바쁘고 그 결박에서 풀려날 수 없을지라도, 아무 때나 마음이 달려가 머물고 싶은 곳, 마음이 지향하는 곳, 무심히 가고 싶은 곳, 아늑한 곳,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곳, 금세 세상을 잊고 무아지경에 젖어들 수 있는 곳, 침잠하는 고요가 흐르는 맑은 물 부드러운 너럭바위, 깊고 높은 산의 완만한 능선과 고봉준령 기암절애와 금강송을 흔들어 염결의 뜻을 일깨우는 폭포의 울림, 무엇보.. 2023. 2. 11.
용담꽃, 수척한 가을의 형상! 용담꽃! 어느 가을 세석에서 장터목으로 넘어가는 가을 햇살 좋은 길목, 용담꽃, 한 일생의 최후를 기다리는 수척하나 담담한 가을의 형상을 만났다. 반야봉 서쪽 붉은 저녁노을 속으로 귀향하는 가을산의 추초들! 가을 산 - 김삼규 하늘 닿은 자리에 길은 끝나고 다시 비틀거리며 내리막길 향하는 눈빛들 앞에 시린 가을이 찾아와 머문다 만삭의 설악 단풍이 몸을 푸는 진통의 계곡 물소리 반야봉 노을의 붉은 잔을 마시는 가을 산의 수척한 그림자 어서 농익은 가을산의 젖가슴을 안겨보자 어서 드맑은 물에 어린 천예의 순결 눈에 들이자 눈을 들어 제석봉 넘어가는 길 가녀린 오이풀꽃 용담꽃 산국의 눈망울 속에서 젖은 가을의 눈빛과도 작별을 예비하자 늘 계절의 길목마다 긴 기다림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장터목 낮달이 머문 고사목.. 2023. 2. 10.
지리산 제석봉, 황톳빛 가을이었을 거야! 제석봉 가는, 어느 황톳빛 늦은 가을길이었을 거야, 귀에 익은 정갈한 물소리 눈에 익은 그윽한 숲길 세상 그 어디서 이런 아늑한 품에 안겨보았으랴, 무엇이 이보다 더 반가우랴 반가우랴, 이리도 맑은 물빛 인정을 어디서 누려보랴 어디서 누려보랴, 심중에 남아 있던 상념이 다 사라지고, 오만 생각과 말과 근심도 다 스러져버린 텅 빈 가을 하늘 노을이었을 거야, 무심히 들어서고 있었을 거야, 산으로... 백무동으로 노란 산국의 반가운 시선을 따라 한신계곡 물의 가슴으로 들어서고 있었을 거야, 그렇게 나의 지리산의 가을은 나를 부르고 있었을 거야. 나를 부를 때면 늘 그랬듯이, 물빛 물의 노래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귀에 익은 정갈한 물소리 눈에 익은 그윽한 숲길 세상 그 어디서 이런 아늑한 품에 안겨보았.. 2023. 2. 10.
무위자연의 천예, 평등 무등 동등의 산을 보다! 무위자연의 천예天倪, 평등平等 무등無等 동등同等의 영봉을, 산에서 산을 보다! 감탄과 감동이 휘감아오는 원융의 화해 사랑 용서 겸손이 창공까지 가득한 길. 설악 천불동을 지나 무너미 삼거리에서 좌로 희운각 대피소 앞을 경유하여(우측 길을 따라 오르면 신선대와 공룡능선과 마등령 삼거리와 금강굴로 이어진다.) 소청 중청 대청으로 오르는 길목 어디쯤에서 동해와 고성 앞바다와, 오르락내리락 인생길 같은 공룡능선의 웅비하는 기암절애를 뒤돌아 굽어보았다네, 이 아름다운 무위자연의 천예를, 살아있는 우주의 무늬를, 자연의 숨결을 내가 어디서 다시 만나랴, 뜬금없이 경건과 거룩과 정결과 성스러움의 반열에 다다라볼 수 있는 이 엄숙한 자리, 이 호사스럽고 과분한 축복의 자리, 감탄과 감동이 휘감아오는 원융의 화해 사랑 .. 2023.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