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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생각하기 위한 독서

가을은 독서를 부르고, 독서는 사람을 향기롭게 물들인다!

by 솔물새꽃 202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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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를 부르고, 독서는 사람을 향기롭게 물들인다!
가을은 독서를 부르고, 독서는 사람을 향기롭게 물들인다!

청소년 시기는 인지적 독서보다는 감성적 상상력과

스스로 생각하는 눈을 열어주는 열린 독서가 중요하다.

 
독서의 기능이나 효율, 전략 등, ‘독서 능력’이라는 스킬(skil)을 중시하면 우리 아이들은 독서의 참맛을 느끼지 못하고 만다. 명시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독서나 범주화된 지식 정보를 얻기 위한 책 읽기는 독서의 진정한 즐거움을 흠뻑 누릴 수 없다. 독서는 지식이나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청소년의 독서는 책을 읽는 내내 느끼고 생각하는 독서라야 타인을 환대하는 인정스러운 관계와 열린 소통의 힘을 키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 시기는 사유와 인식의 깊이를 더하며, 지적 넓이를 확장하고 인정적인 공감의 능력을 기르는 독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천천히 통찰할 수 있는 감성적 독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독서는 내면의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다! 어려서부터 강인한 체력을 키워내야 하듯이 어려서부터 영혼의 탄력을 키워내야 한다!
독서는 내면의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다! 어려서부터 강인한 체력을 키워내야 하듯이 어려서부터 영혼의 탄력을 키워내야 한다!

 
독서를 자투리 시간을 적당히 때우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학생들, 독서를 지식이나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인식하는 학부모들, 오직 수학 문제 풀이나 영어 공부를 하고 나서 머리 식힐 때나 잠시 하는 것으로 독서의 의의를 폄훼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스스로 ‘읽고 생각하는 힘’을 확장하기는 요원하다.
 
우리 아이들이 맘 놓고 책을 읽을 수 없는 대학입시만을 위한 교육 전반의 풍조는 심히 위태롭기 그지없다. 명문대 진학을 위한 내신성적과 수능 위주의 지나친 경쟁의 과열은 중병에 걸린 이 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다. 무엇보다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저학년 단계에서 ‘읽고 생각하는’ 독서습관을 길들이지 못하고 성장한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고 심히 마음 아프다.
 
최근 일선 교단의 선생님들 얘기에 의하면 문해력이 전혀 없는 까막눈이들이 많다고 한다. 책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이 나라 교육과 교사와 학부모와 기성세대 모두가 숭고한 아이들의 삶과 존재를 망치는 주범임을 노정한 사례이다.
 

가을이면 숲 어디나 낙엽 밟는 감촉을 즐길 수 있다. 저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숲속의 도서관이 있다. 독서를 유혹하는 문화시설인데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섭섭하다!
가을이면 숲 어디나 낙엽 밟는 감촉을 즐길 수 있다. 저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숲속의 도서관이 있다. 독서를 유혹하는 문화시설인데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섭섭하다!

 
청소년의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흔히 중요 과목이라고 하는 국영수 중심의 교육 탓이다. 오직 대입을 위한 경쟁의 과열 때문이다. 차분히 독서할 시간이 없고 늘 쫓기면서 건성으로 책을 읽는데 어떻게 행간 속 심층의 의미를 읽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우리 아이들이 독서에 흥미를 갖겠는가! 
 
독서에도 여러 기술적 단계와 도서 선택 요령이 있다. 책읽기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이나 문해력이 떨어지고 진득하게 독서를 오래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도서나 감성을 자극해 주고 윤리나 인격을 함양할 수 있는 책을 읽히면 좋다. 무엇보다 긴 이야기가 이어지는 서사문학, 불후의 동서양 고전이나 장편소설, 역사대하소설, 수필, 신화, 전기문을 읽히면 아주 바람직하다. 책은 분명 사람을 만든다!
 
책은 빨리 읽는다고 좋은 것이 결코 아니다.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은 빨리 읽어도 좋을 책이 있지만, 글의 행간에 한동안 머물러 있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느린 책 읽기, 수직의 독서를 해야 할 책이 있다. 책을 읽고 나서도 틀림없이 다시 읽었던 책에 손이 가는 책이 있다. 자신이 읽은 책을 누군가에게 다시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도 있다. 진지하고 느긋한 독서를 통해 얻어지는 '읽는 힘'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우리 아이들이 그 책을 잘 읽었다는 틀림없는 방증이다. 아이들이 이런 체험을 자주 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책을 잘 읽었다고 해도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지 않으면 자신의 깊은 사유의 흐름 가운데 천착하지 못하고 만다. 
 

독서는 책읽는 사람의 마음을 곱디곱게 물들인다!
독서는 책읽는 사람의 마음을 곱디곱게 물들인다!

우리 아이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면 기껏 책을 읽었는데도 책을 읽지 않은 아이들과 별반 다름이 없는 아이들이 많다. 책을 읽고 나서도 읽은 책의 내용과 대강을 잘 모른다. 이는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한 아이들이다. 이런 친구들은 어려서부터 읽는 연습을 하지 않아 책 읽는 습관을 길들이지 못했거나,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공감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와 선생님의 강요(?)에 의한 독서, 눈앞의 수행평가와 시험을 위한 단기적 학습효과만 기대한 독서는 아이들에게 책 읽는 흥미와 ‘읽고 생각하는’ 독서 습관을 심화해주지 못한다. 아이들이 건성으로 책을 읽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는 데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읽고 생각하는’ 일은 단순한 문제풀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권의 책에서 하루 읽을 분량을 미리 설정해 놓고 매일 거르지 않고 스스로 읽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은 저학년 단계에서 아이의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이 사회에, 특히 어린 청소년들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은 책읽는 습관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나는 늘 주장한다!
우리가 이 사회에, 특히 어린 청소년들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은 책읽는 습관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나는 늘 주장한다!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책의 맥락 깊은 곳까지 잠겨보면서 잠잠히 책 속에 오래 머무르는 수직의 독서, 생각날 때마다 읽은 책을 다시 읽어보는 독서, 자신이 읽은 책을 친한 친구에게 권해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독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매일 책을 읽는 데 한두 시간 이상씩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어떤 책을 잘 읽고 나면 틀림없이 아이들의 생각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안목이 놀랍도록 변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단히 학교 선생님이나 가정의 부모들이 책읽는 모습을 우리 아이들에게 늘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책을 읽고 나면 어떻게 되는가! 글을 잘 쓸 수 있고 생각하는 힘이 샘물처럼 솟아오른다. 타인의 느낌이나 생각을 흉내내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갖게 된다. 교단 체험을 통해서 깨달은 진실한 발견이다. 책 잘 읽고 맥락의 깊은 데까지 파악한 학생은 그 책에 관해 어떤 질문이 주어져도, 어떤 논제를 부여받아도 자기의 생각을 자신의 논리로 대답하고 서술할 줄 안다.
 
책을 많이 읽어서 무엇이나 잘 읽을 줄 알고 깊이 생각할 줄 알면 틀림없이 독창적이고 논리가 있는 자신의 글을 쓸 줄 안다.

더 중요한 사실은 知情意를 고르게 갖춘 교양 윤리 도덕 인격의 근력이 튼실한 학생이 된다. 36년 교단 경험에서 터득한 가장 확실한 발견이다.

 

홍도를 읽고 탐진강을 읽고 목련을 읽을 때면 나의 존재의 심연이 보인다!
홍도를 읽고 탐진강을 읽고 목련을 읽을 때면 나의 존재의 심연이 보인다!

 

 
 
(20231110, 오금동 우거에서 솔물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