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 물결치는 초록바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구불구불 가르마 장다리 꽃길을 지나, 황톳길 보리밭 언덕을 넘어 초록바다를 건너간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초록바다 넘실거리는 청산을 향해 비틀비틀 한들한들 마냥 간다, 꿈길을 가듯... 겨울을 이기고 돌아온 청보리의 춤바다, 초록바다, 아슴푸레한 수평선 희미한 섬을 찾아간다, 청보리 피는 청산, 고창 高敞에 살어리랏다! 웅얼웅얼 노래하며... 언덕마다 초록바람 초록물결 출렁이는 청산, 황토밭 언덕을 평정한 초록바다 세상, 아득히 먼 내 영혼의 마을을 가듯,
청보리밭 넘실거리는 전북 고창 高敞 청보리밭에 다녀왔다. 노랑 유채꽃망울 꽃향기 청보리 풋내음 은은한 초록바다, 내 영혼의 샹그릴라, 청보리 가슴 부풀어 오르는 청산을,
유채꽃 노랑나비 풋보리 풋나비 숨막히는 4월의 청산, 영혼의 맑은 도랑물 도랑도랑 노래하는 평등한 흙의 세상, 파릇파릇 풀냄새 물씬한 보리밭 유채꽃 장다리꽃 가르마 길을 간다, 간다,
청보리 언덕을 넘어, 꾀꼬리 종달새 아지랑이 하늘하늘 하늘을 나는 청산, 연두색 감잎 반짝이는 유년의 마당 감꽃 향기, 고향의 언덕, 청산을 간다, 바다를 간다, 아청 鴉靑 하늘을 간다, 삐비 꽃망울 장다리 꽃망울 다보록히 부풀어 오른 봄바람 청산을 간다, 청산을 가련다,
청산이 어듸메오, 꿈에라도 꼭 오라던 청산이 어듸메오, 무심한 하루해는 쉬어갈 줄을 모르고 줄달음치는데, 황톳길 언덕을 오르면 나는 나는 쉬어가고, 초록바다가 좋아 초록 바다에 누우면 잠들다가고, 초록바다 물결치는 종달새의 초록 휘파람, 초록바람의 신들린 노래, 호루루` 호흐루~~' 찌르르 찌르르` 찌르` 찌르` 찌르르~~` 찌르찌르` 후`후` 흐~`흐~~` 호롱호롱` 찌지비비` 종달새 노래 잔잔히 흐르는 아지랑이 언덕에 오르면 나는, 나는, 봄이 되고 노래가 되고 청산이 되어, 내 갈망의 영토 아주 오래된 언덕을 넘어, 바다를 건너 청산에 간다, 바다 끝 하늘 닿는 그 자리, 청산에 간다!
전라북도 고창군高敞郡 공음면孔音面 선동리扇洞里 황톳길 언덕 청보리밭을 다녀왔다. (한자를 적고 싶다, 여전히 묘연한 기운, 역사적 상상이 나의 마음을 휘감아 도는 정신 바짝 드는 한자 이름이다)
1894년 그 횃불, 그 함성, 그 대쪽 같은 결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의의 혁명, 하늘의 순결한 뜻대로 대나무처럼 학처럼 물처럼 흙처럼 청보리의 겨울처럼 살고자 했던 고창군 공음면 만민의 그 푸르름을, 흙의 가슴을 반추하며 오래된 추억의 언덕을 넘는다.
(청보리 축제의 현장 선동리 마을 뒷편으로는 동학농민혁명의 푸릇한 기상이 왕대나무밭 죽순으로 아직도 살아서 늠연히 솟아오르고 있다, 푸르게 푸르게, 굵게 굵게!)
동학농민혁명의 순결한 흙의 가슴, 그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씨의 야로, 세상다운 세상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살아보자는 정의의 주먹, 피의 머리띠, 여명의 죽창, 어둠을 태우는 횃불, 목숨을 지키는 쇠스랑... 거룩한 대동 大同을 열망한 함성의 진원지, 광활한 하늘 공음면 선동리는 아직도 그때 함성이 물결치고 있다. 청보리밭 초록바다의 신바람이 바로 그 혼의 부활처럼 탱글탱글 피어나고 있다. 피맺힌 절규와 천하태평을 갈망한 끓는 가슴의 울림이, 하늘은 흰구름 흐르고 봄햇살 부서지는데, 언덕 너머로 꾀꼬리의 울음 우는 소리, 종달새 울음 우는 소리는, 늘 다시 봄으로 피어나고 있다.
청산 - 김삼규
(공음면 孔音面 선동리 扇洞里 언덕은 인고의 흙냄새 풀리고 청보리 춤에 왕죽도 땅을 밀어 일어나고 있다. 초록 바다 노랑 바다는 4월의 봄이 흐르는 청산이다 뭉클한 유채꽃 내음 풋풋한 청보리 내음은 해일처럼 밀려온다)
넘실거리는 대동 大同의 물결
여전히 부활 復活하는 초록바람
황톳길 걸어
언덕을 넘어
초록 바다를 건너
노랑 바다를 지나
유채꽃 밭에 들면
노랑 바다가 되고
청보리 밭에 들면
초록 바다가 되는
보리피리 늴리리
아지랑이 종달새
노랑나비 꽃나비
청산에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청산이 어듸메오
청산이 그 어듸메오
청산에 살어리랏다
20230427, 솔물새꽃의 고창 청보리밭에서
'시와 수필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버드나무 그늘 아래서! (7) | 2023.05.06 |
---|---|
법성포에 다시 온다! (0) | 2023.05.04 |
하의도荷衣島, 누구나 우리는 한 점 섬이다! (2) | 2023.04.26 |
봄이 온다는 기별이었을 것이야! (2) | 2023.04.25 |
오금동산을 옴팡지게 안아 보다! (0) | 2023.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