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꽃도 꽃이요 지는 꽃도 꽃이니,
꽃이 피고 꽃이 지듯 노을이 피고 노을이 스러지듯
그렇게 절로 그렇게 물처럼 흐를 일이다.
중국 철학자 장자는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므로
자연의 섭리인 도(道)에 따라 사는 삶을 가장 자연스러운 길이라고 예찬하였다.
그는 삶과 죽음을 낮과 밤에 비유했는데,
사는 것을 ‘천행(天行, 하늘의 뜻에 따르는 행위)’이라 하고,
죽는 것을 ‘물화(物化, 자연으로 돌아감)’ 혹은 ‘현해(懸解, 삶과 죽음, 고통과 기쁨을 초월함)’라 하여
장자는 죽음이란 태어나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자연스러운 자연의 흐름이라 했다.
따라서 삶에만 매달리고 죽음을 거부하는 태도는
자연의 섭리를 어기는 일이라고 설파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를 기피하거나 두려워하거나 게을리 하는 일은
인생을 한쪽 발에만 의지하여 걷는 사람처럼 불완전 하고 비틀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삶과 죽음은 그 경계를 나눌 수도 없고,
삶과 죽음의 시공은 물리적인 공간의 거리처럼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할 수 있는 세계가 결코 아니다.
삶이 죽음이고 죽음이 삶이다,
삶과 죽음은 하나다,라는 생각이 장자의 사유다.
죽음이 있어 삶은 신비한 것이요, 아름다운 것이다,
어둠과 빛의 관계요, 있음과 없음, 유무상생有無相生의 길이다.
스러지는 저녁노을이 그렇고,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 그렇다,
이들이 아름다운 것은 순간 사라져 소멸하기 때문이리라.
자신을 태우면서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촛불처럼
죽음이 삶을 받쳐주지 않는다면 어찌 삶이 빛날 수 있으랴,
꽃 피고 꽃 지듯, 노을이 피고 노을이 스러지듯,
가을 낙엽이 떨어지듯 가는 길, 물 흐르듯 가는 자연의 길,
피는 꽃도 꽃이요, 지는 꽃도 꽃인 것이 우주의 진리 아니랴.
삶도 인생이요 죽음도 인생이다!
인생을 잘 살 일 아닌가,
삶만 생각하고 죽음을 소홀히 할 일이 결코 아니다.
삶을 생각하듯 죽음 또한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할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살 일이다!
20240709, 솔물새꽃의 사소한 일상의 행복 찾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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