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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쓰기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은 이 땅의 별이다!

by 솔물새꽃 202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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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작은 하나하나가 다 꽃이다! 이 작은 꽃망울이 모여 꽃의 생태 꽃의 동산을 이룬다!
자세히 보면 작은 하나하나가 다 꽃이다! 이 작은 꽃망울이 모여 꽃의 생태 꽃의 동산을 이룬다!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은 이 땅의 별이다!

꽃이 꽃으로 꽃이듯이 사람이 사람으로 사람이듯이 
숲의 나무가 나무를 나무라 하지 않듯이 강물의 물고기가 물고기를 꾸짖지 않듯이
사람이 사람을 차별하지 않듯이 사람이 사람을 구별하지 않듯이 
대동의 세상은 평등한 땅이다, 무등無等의 무리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한바탕 춤판이다!

공부 잘해서 서울대 연.고대 가는 아이도 잘한 일이지만 머리 좋아 공부만 잘하는 아이들을 위한 선생은 되지 않으려고 늘 깨어 살아야 했다.

그래서 명문대(?) 많이 합격시키는 것을 별로 자랑하지 않았다. ‘명문대’라는 말속에는 ‘비명문대’와 차별하려는 우리 안의 어두운 면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 잘하는 소수의 몇 사람만을 위하려 하다가 공부 못하는 다른 많은 존재의 고귀함을 망각하는 바보가 되고 싶지 않았다.
 

이 흰 모란꽃만을 우리는 꽃이라고 우기지 않는다!
이 흰 모란꽃만을 우리는 꽃이라고 우기지 않는다!

 
숫자로, 등수로 아이들을 저울질하기보다 한 영혼의 무게는 그 무엇으로도 잴 수 없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에, 한 사람의 삶의 가치는 경중輕重, 대소大小, 고저高低로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을 일찍이 알고 있기에 그 믿음에 순종하며 살아왔다. 오직 경쟁과 점수와 일등만을 최고의 미덕(?)으로 예찬하는 가볍고 ‘위험한 시대’에 우리 안에 숨은 무성한 차별의 독성을 늘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회의 오랜 관행에 저항하는 일은 당랑거철螳螂拒轍, 나의 분수를 망각한 어처구니없는 바보스러운 짓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차별과 분별과 나뉨에 맞서려 했다. 지금은 공부를 조금 못할지라도 마음이 곱고 맑은 인간성을 지닌, 따스한 감성과 눈물을 품은 소박한 아이들을 다독여 뒤처진(?) 대학에라도 적재적소에 많이 보내는 일을 더 좋아했다.

 

가슴 따뜻한 아이들을 더 사랑했다. 아이의 적성과 10여 년, 20년 후의 미래 가치와 어울린다면, 한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어디든 아이의 갈 길을 열어주었다. 한 사람이 중요하니까, 사람의 숲은 사람의 얼굴을 지닌 사람이면 그만이니까,

학교 점수와 수능등급으로 매겨지는 인생의 빛과 그림자, 돌이켜보면 36년 나의 교단생활은 아이들에 대한 끊임없는 이해와, 세계와 사회에 대한 통찰과 깨달음으로 이어졌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평평한 운동장 같은 사회가 아름다운 세상이 아닐까, 늘 꿈꾸며 살아야만 했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평평한 운동장 같은 사회가 아름다운 세상이 아닐까, 늘 꿈꾸며 살아야만 했다!

 
그래서 학교 등수와 생활기록부 내용을 아이들 참 실력이라고, 아이들의 전부라고 단 한 번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런 겉치장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무척 걱정했다. 우리 아이들의 실력을 사람이 만든 편리한 눈금으로 잴 수 없기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나는 믿었기에, 아이들이 철들고 눈이 열리면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때 곧 오리라 믿고 믿었기에,
 
교육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움벨트와 가치를 읽어내는 일이니까, 한 사람의 진정한 실력이나 능력 안에는 인간됨, 잠재력, 도덕성, 이타심, 소통과 관계의 힘, 배려의 힘 등, 그 어떤 객관식 시험으로도 측정할 수 없는 숨은 자질이 포함되어 있으니까,  이런 것들은 학교생활기록부에 다 적을 수 없는 것들이니까, 
 
우리는, 아니 우리 사회는 아이들의 훨씬 크고 아름다운 숨은 가치를 읽어내려면 한참을 더 노력해야 한다. 때로는 무조건 오래 기다려야 한다. 다시 기다려야 한다. 또 인내해야 한다. 성급하게 한 아이를 규정하는 일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 숲의 동산 나무들이 차별을 아는가 보라, 그곳은 그 어떤 기준으로도 서로 평가하여 매긴 등급이 없다.

사람, 작은 한 사람 한 사람은 숲의 생태를 이루는 소중한 이름들이다. 사람의 얼굴을 가진 숲의 나무들이다.

 

자연의 길, 사람의 길, 교육의 길이 조건 없는 평등한 가치를 인정해야 하리라, 하늘을 보면 보인다!
자연의 길, 사람의 길, 교육의 길이 조건 없는 평등한 가치를 인정해야 하리라, 하늘을 보면 보인다!

 
작은 단 하나의 점의 의미와 가치를 소홀히 하지 않을 때, 그 하나의 점으로부터 시작해서 이뤄진 거대한 숲의 동산은 단단한 하나의 유기체로 결속된다는 것을 더 굳게 믿어야 한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조건 없는 평등한 가치를 늘 잊지 않고 인정하며 살아야 하는 길이  자연의 길, 사람의 길, 교육의 길로 나아가는 길임을 믿어야 하리라.
 
(20230605, 솔물새꽃의 오금동일기에서)

 

바슐라르의 <대지 그리고 휴식의 몽상>에서 새 길을 읽다! (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