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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설악산 울산바위 가는 길!

by 솔물새꽃 2024.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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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항상 선명하고 밋밋하게 차린 울산바위를 만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봄여름가을겨울 항상 선명하고 밋밋하게 차린 울산바위를 만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안개가 끼고 비가 올 때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마음으로 상상하며 마음의 눈으로 만날 뿐이다. 그러나 걷고 또 걷다 보면 오늘처럼 뜬금없이 큰 행운을 누리는 날도 있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울산바위의 정갈하고 밋밋하게 차린 늠연한 호연지기의 기품을 손 내밀면 닿을 만한 거리에서 만났다. 큰 보람이 아닐 수 없다.

 

울산바위

 

천의 얼굴 천의 빛깔 천의 소리를 품고 있는 산의 무궁무진한 세계는 항상 감동이요 감탄이다!
천의 얼굴 천의 빛깔 천의 소리를 품고 있는 산의 무궁무진한 세계는 항상 감동이요 감탄이다! 비가 오나 날이 개나 겨울이나 봄이나 산은 산을 찾는 사람 모두에게 공평하고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준다! 산은 우주의 시공에서 가장 큰 생명체임은 분명하다. 누구나 산의 품에 안겨 산의 큰 뜻 큰 인자와 자비를 느끼며 살 일이다!

 

 

설악의 울산바위는
얼마나 고운지요
얼마나 황홀한지요

사물을 대하는 관점과 거리와 시점 혹은 관찰자의 태도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인 것은 틀림없다. 세계에 대한 해석이 존재할 뿐이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울산바위를 보는 우리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심미적 반응이 존재하리라. 무어라 할 말이 없다. 그저 자연의 신비스러운 황홀함 앞에 눈물이 절로 흐른다!
사물을 대하는 관점과 거리와 시점 혹은 관찰자의 태도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인 것은 틀림없다. 세계에 대한 해석이 존재할 뿐이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울산바위를 보는 우리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심미적 반응이 존재하리라. 무어라 할 말이 없다. 그저 자연의 신비스러운 황홀함 앞에 눈물이 절로 흐른다!

 


자연은 완전한 세계이니까요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인간을 이롭게 하는 자비의 완성이니까요


보이는 것이 전부라면 나그네로 덧없이 왔다가는 생애가 얼마나 허망하랴. 보이지 않는 무궁한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열릴 때 우리의 선택과 존재의 의미도 풍성해질 것이리라. 행복의 근원은 보이지 않는 것을 중시할 때 열리는 좁은 문인 까닭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라면 나그네로 덧없이 왔다가는 생애가 얼마나 허망하랴. 보이지 않는 무궁한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열릴 때 우리의 선택과 존재의 의미도 풍성해질 것이리라. 행복의 근원은 보이지 않는 것을 중시할 때 열리는 좁은 문인 까닭이다. 산이 나에게 가르쳐 준 진실이다!

 

 

정갈하고
밋밋하게
한점 티끌도 없는
바위와 산과 하늘의 거룩한 조화 앞에 서면

망연자실,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나를 잃어버리고 때를 잊어버리고 해거름 해지는 줄도 모르고 앉아 있다가 서둘러 하산한 적도 있다!
망연자실,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나를 잃어버리고 때를 잊어버리고 해거름 해지는 줄도 모르고 앉아 있다가 서둘러 하산한 적도 있다! 준마처럼 뛰어가는 세월을 붙잡아 세워놓은 듯한 울산바위, 그 등 너머 멀리 마등령 삼거리를 지나 공룡능선을 넘어 하루 해가 잦아들면 이내 곧 만학천봉 설악은 깊은 밤바다가 되고 만다! 삶과 죽음의 거리처럼 적멸은 피어나는 것이다!

 


산의 위의威義!
늠연한 기품, 호연지기
무궁한 설악의
천의 빛깔과 천의 소리와 천의 얼굴에

문득 감탄하고 만다!


어느 석공의 기예일까... 몇 천 년을 절차탁마하여 무슨 뜻을 새기려 하였을까...깎은 듯하고 혹은 그림 그린 듯이 온후(溫厚)하고, 혹은 막잡아 빚은 듯이 험상궂고, 혹은 틀에 박은 듯이 단정하고, 용모, 풍취가 형형색색인 바위의 형상이 이미 범속(凡俗)이 아니다... 정비석의 '산정무한'의 일절이 문득 생각난다!
어느 석공의 기예일까... 몇 천 년을 절차탁마하여 무슨 뜻을 새기려 하였을까...깎은 듯하고 혹은 그림 그린 듯이 온후(溫厚)하고, 혹은 막잡아 빚은 듯이 험상궂고, 혹은 틀에 박은 듯이 단정하고, 용모, 풍취가 형형색색인 바위의 형상이 이미 범속(凡俗)이 아니다... 정비석의 '산정무한'의 일절이 문득 생각난다!

 

 

울산바위 가는 길에서는 

눈시울 젖는 것도 모르고

해거름 해 지는 것도 모르고

울산바위의 얼굴이 나의 안전에서 사라진 것도 모르고

끝내 넋마저 잃어버리고

망연자실 길도 잃고 산도 잃고 

자욱한 별빛 소색이는 설악의 품에 잠들고 만다!

울산바위를 이렇듯 가까이서 선명하게 만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지긋이 느긋하게 느리게 감사하며 바라보고 만나고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살 일만 우리에게 주어져 있을 뿐이다! 산을 만나듯이 산이 요동하지 않고 우릴 기다리듯이!
울산바위를 이렇듯 가까이서 선명하게 만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지긋이 느긋하게 느리게 감사하며 바라보고 만나고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살 일만 우리에게 남아 있을 뿐이다! 산을 만나듯이 요동하지 않는 산을 기다리듯이! 나는 너의 기다림이 되고, 너는 나의 그리움이 되어 덧없는 나그네 인생길 즐겁게 사는 길 함께 갈 일이다!

 


20240604
울산바위 앞에서 솔물새꽃(삼규)

산처럼 공평하고 무등한 세계가 있으랴. 산처럼 완전한 사랑이 어디 있으랴!
산처럼 공평하고 무등한 세계가 어디 또 있으랴. 산처럼 완전한 사랑이 어디 누구 있으랴! 한이 없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고 넓고 높은 산의 사랑! 산의 숨결 잠잠히 느림느림 호흡하며 마음의 쉼과 영일을 누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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