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바위
설악의 울산바위는
얼마나 고운지요
얼마나 황홀한지요
자연은 완전한 세계이니까요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인간을 이롭게 하는 자비의 완성이니까요
정갈하고
밋밋하게
한점 티끌도 없는
바위와 산과 하늘의 거룩한 조화 앞에 서면
산의 위의威義!
늠연한 기품, 호연지기
무궁한 설악의
천의 빛깔과 천의 소리와 천의 얼굴에
문득 감탄하고 만다!
울산바위 가는 길에서는
눈시울 젖는 것도 모르고
해거름 해 지는 것도 모르고
울산바위의 얼굴이 나의 안전에서 사라진 것도 모르고
끝내 넋마저 잃어버리고
망연자실 길도 잃고 산도 잃고
자욱한 별빛 소색이는 설악의 품에 잠들고 만다!
20240604
울산바위 앞에서 솔물새꽃(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