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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쓰기

겨울산 아래서

by 솔물새꽃 2024.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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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백설을 덮고 깊은 우주의 숨결, 그 저류에 닿을 때까지 묵연히 묵연히 침잠하는 탐라의 영봉!
백록담, 백설을 덮고 깊은 우주의 숨결, 그 저류에 닿을 때까지 묵연히 묵연히 침잠하는 탐라의 영봉!

 

오대산 비로봉을 타고 내리는 겨울산의 염결과 寒天의 그윽한 묵상 앞에 서 있다!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에서)
오대산 비로봉을 타고 내리는 겨울산의 염결廉潔과 한천寒天의 그윽한 묵상 앞에 멍하니 서 본다! 인간의 비루함을 질타하는 나목의 날카로운 시선이 매섭기만 하다...!(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에서)

 

겨울산 

- 김삼규

 

천의 소리
천의 향기
꼬옥 가슴에 품고
 
우주,

아득한 침묵 끝에 닿을 때까지
 
텅 빈 한천 끝에 잇닿을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는
겨울산의 묵시

 

묵연한 긴 기다림
 


* 한천 寒天 

* 묵시 默視
* 묵연 黙然 

수락산을 건너 불암에 오르니 만사가 텅 빈 하늘 아래 고요하고 적막하고 덧없을 뿐이로다!
수락산을 건너 불암산에 오르니 세상 萬事, 마음의 所欲이 텅 빈 하늘 아래 고요하고 적막하고 허무할(덧없을) 뿐이로다!

 

성판악을 나서 진달래동산을 지나니 밤새 내린 눈이 무릎까지 쌓였다. 아무도 지나간 적 없는 눈길... 어느 누가 앞서 간 길은 나의 길이 된다는 것, 나는 누구의 길이 된다는 것을 이 겨울산에서 공부하며 걷는다!
성판악을 나서 진달래동산을 지나니 밤새 내린 눈이 무릎까지 쌓였다. 아무도 지나간 적 없는 눈길... 어느 누가 앞서 간 길은 나의 길이 된다는 것, 나의 길은 다시 누구의 길이 된다는 것을 이 겨울산에서 공부하며 걷는다! (하늘에 닿은 한라산 영봉)

 

인간, 그 누가 이 아름다운 형상을 조형할 수 있으랴... 오직 하늘만이 오직 그분만이 할 수 있는 이 장엄한 신비! 인간은 낮아지고 낮아지며 더 작아질 일만 남았다! 겨울산 앞에서 겸손히 침묵해야 할 일만 남았다!
인간, 그 누가 이 아름다운 형상을 조형할 수 있으랴... 오직 하늘만이 오직 그분만이 할 수 있는 이 장엄한 신비! 인간은 낮아지고 낮아지며 더 작아질 일만 남았다! 겨울산 앞에서 겸손히 침묵해야 할 일만 남았다! (백록담에서 관음사로 하산하는 길은 상고대와 눈꽃 요정의 묘기 기상천외로다.)

 

아청 하늘에서 부서지는 청옥의 윤슬, 그 반짝이는 빛과 소리의 화음이, 태곳적 고요와 적막이 흐르는 겨울산과 하늘은 경외감 가득하다!
아청 하늘에서 부서지는 청옥의 윤슬, 그 반짝이는 빛과 소리의 화음이, 태곳적 고요와 적막이 흐르는 겨울산과 하늘은 경외감 숙연하기 그지없다!(오대산 능선을 바라보노라니 나는 창공을 날으는 갈까마귀로다.)


20240208, '연세웰드림내과/건강검진센터'에서 솔물새꽃(김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