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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밭 마늘 장다리꽃을 보아라! 우리의 아이들은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세상 숲의 오롯한 한 그루 생명이다. 영혼과 감정과 언어를 소유한 거룩한 생명이다. 내가 꿈꾸는 교육은 이 아이들에게 자화自化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스스로 느끼고, 스스로 생각하며, 뿌리 깊은 숲의 나무로 절로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일이 교육이 할 일이다. 평생 이를 믿고 그렇게 살아왔다. 황토밭 마늘, 장다리꽃을 보아라! 설명을 많이 하지 않는 기다림이, 선한 방목放牧이 진정한 교육이다. 제발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 아이들을 억압하지 말았으면... 이 나라 아이들을 숲의 나무처럼 맑은 강물의 물고기처럼 들의 꽃처럼 절로 절로 자라도록, 순결한 자연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절대 구속하지 말았으면... 이 나라 어른들이여, 이 나라 아이들 교육을 살.. 2024. 3. 23.
장자의 ‘인간세(人間世)’에서 다시 길을 찾는다! 세상은 ‘쓸모 있음의 쓸모’만 알고 ‘쓸모없음의 쓸모’는 모른다. 의 ‘인간세(人間世)’를 읽으며 더 아름다운 길을 꿈꾼다! 장자에 "人皆知 有用之用 而 莫知無用之用也"(인개지 유용지용 이 막지무용지용야) 라는 구절이 있다. 간단히 직역하면 '사람은 모두 쓸모 있음의 쓸모만 알고 쓸모없음의 쓸모는 모르는구나' 라고 풀이 할 수 있다. 장자의 내편 ‘인간세(人間世)’에 나오는 구절인데, 불후의 경전인 의 이 대목을 읽으면 참으로 공평한 하늘의 뜻에 경의를 품는다. 우주 삼라만상 중에 인간처럼 쉽게 흔들리고 비틀거리고 넘어지기를 잘하는 변덕스러운 연약한 존재는 아마 없을 것이다. 단 하루만 마음을 경책하며 마음을 맑힐 글을 읽지 않고 묵상하지 않으면 인간의 영혼은 황무지 난장판 소굴이 되고 만다. 미움, 시.. 2024. 3. 21.
빛의 아가야! 빛의 아가야! - (솔물새꽃) 김 삼 규 눈이 부셔 눈 뜰 수 없는 빛의 아가야! 귀가 부셔 귀 열 수 없는 빛의 아가야! 이렇듯 까마득히 먼 데서 오는 빛을 어찌 감히 바라보랴 이렇듯 아득히 먼 데서 오는 빛의 소리를 어찌 감히 들으랴 으, 으으, 으으앙, 으앙 으앙, 으으앙! (긴, 긴, 멀고 긴... 기다림 끝에 처음으로 터져나온 탄성! 이 빛의 소리를, 처음 하늘이 열리는 이 개벽을, 지축을 진동하는 태고의 순결한 이 빛과 소리의 울림을, 감동과 감탄과 가슴 들썩이는 눈물의 길이 아니면 어찌 만날 수 있으랴...) 하늘 바람을 타고 광막한 빛의 길을 건너 은하의 강을 넘어 단 한 순간도 쉼 없이 날아온 봄의 물망울처럼 빛의 꽃망울처럼 곱디곱고 맑디맑은 아가야! 하늘에서 내린 빛의 천사야! 아가의 .. 2024. 3. 3.
편지, 첫눈이 오고 찔레꽃 피면 너에게 편지를 쓴다! 편지, 첫눈이 오고 찔레꽃 피면 너에게 편지를 쓴다!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 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청마 유치환 시인의 '행복'을 읽으면 까마득한 청보리 봄바다가 파도처럼 나의 가슴에 연신 부서진다. 나의 길, 편지를 생각하면 우수 어린 추억이 해일처럼 걷잡을 수 없이 일렁이는 까닭이다. 분명 편지는 누구를 그리는 마음으로 쓰는 일이다. 아직도 눈이 오나 꽃이 피나 너를, 너를, 기다리 듯 나는 편지를 쓰며 그 이름을 길게 불러본다. 아직도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너와 나의 순결했던 봄날의 먼 하늘을 꿈꾼다. (세태가 급변하여 지금은 이메일로, 다시 카톡이나 문자나 S.. 2024. 2. 19.